arrow_back출판 이야기
책 만들기2026년 9월 7일

쓰긴 썼는데, 어디에 내야 할지

원고는 끝났는데 그다음이 막막한 분들이 있습니다. 출판사 문을 두드리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

원고를 끝내는 게 제일 어려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 문장을 쓰고 나니 더 막막한 게 있었습니다. 이걸 이제 어떻게 하느냐는 겁니다.

파일은 컴퓨터에 있고, 몇 번을 읽어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여기서부터 뭘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투고를 해보긴 했습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는 걸 투고라고 한다는 것도 검색해서 알았습니다.

메일 주소를 찾아 몇 군데 보냈습니다. 기획서도 쓰라고 해서 그것도 어떻게든 만들었습니다.

그러고는 기다립니다.

대부분은 답이 없습니다.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지나도. 나중에 알고 보니 회신이 없으면 거절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어디가 부족했는지도 모른 채 그냥 끝납니다.

그런 메일을 열 통쯤 보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 글이 그렇게 별로인가.

별로라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게 있습니다.

기획출판은 출판사가 제작비를 전부 대는 방식입니다. 편집도 인쇄도 마케팅도 출판사 돈으로 합니다. 대신 안 팔리면 그 손해도 출판사가 집니다.

그래서 예상 독자가 몇 명쯤 되는지를 함께 봅니다. 남의 돈을 거는 일이니 신중한 게 당연합니다.

그러니 읽는 사람의 수가 적을 것 같은 원고는 거절될 수 있습니다. 좋은 글이어도 그렇습니다. 한 사람의 회고록, 특정 분야의 기록, 한 동네 이야기 — 잘 썼는지와 별개로 대형 출판사가 받기 어려운 종류가 있습니다.

거절이 곧 원고에 대한 평가는 아닙니다. 이걸 몰라서 원고를 서랍에 넣어버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늦게 알았습니다

앞의 길, 그러니까 투고해서 선택을 기다리는 길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저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책의 권리를 직접 갖는 길도 있었습니다. 자비출판이라고 합니다.

  • 남의 선택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 대신 비용은 내가 부담합니다

어느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목적이 다른 길입니다. 많이 팔고 싶으면 기획출판을 계속 두드리는 게 맞고, 남기는 게 목적이면 자비출판이 맞습니다.

자비출판이 자가출판은 아닙니다

이것도 헷갈렸습니다.

혼자 편집하고 인쇄소에 맡겨 찍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대개 인쇄물에서 멈춥니다.

책이 되려면 ISBN이 필요합니다. 국제표준도서번호입니다. 이 번호가 있어야 국립중앙도서관에 등록되고,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됩니다. 번호 없이 찍으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서점에서는 없는 책입니다.

교정, 조판, 표지, ISBN, 유통 — 이걸 다 혼자 하기는 어렵습니다. 출판사가 하는 일이 이 부분입니다.

재고가 무서웠습니다

자비출판을 알아보다 겁이 났던 게 있습니다. 몇백 부를 찍어놓고 안 팔리면 어쩌나.

요즘은 POD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독자가 주문하면 그때 한 권씩 만들어 보내는 겁니다. 미리 쌓아둘 필요가 없습니다.

찍어둔 책은 강연이나 모임에서 직접 나눠주고, 온라인 주문은 POD로 받는 식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아직 서랍에 있다면

원고를 끝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대부분은 거기까지도 못 갑니다.

거절 메일 몇 통 때문에 그 원고를 덮어두기에는 아깝습니다. 안 팔릴 것 같아서 거절된 것이지, 못 써서 거절된 게 아닐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다 쓴 글을 몇 년 묵혀둔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한 번쯤 물어볼 걸 그랬습니다.

필그레이북은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051-637-5697 또는 자주 묻는 질문을 봐주십시오.

call